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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3.3(수)~3.9(화)

박지성 개인전_Connectors

인영갤러리 3층



무엇이 되었던 나는 늘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는 사람이기를 바랐다. 꿈이 참 많았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늘 그렇게 한결같이 좋아하는 일들에 푹 빠져있다.

내가 나로서 온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나 자신에게만은 솔직 하자는 신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 덕에 늘 자신과 치열한 싸움을 해야 했지만 그래서 스스로 짊어지어야 했던 삶의 무게는 내가 나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버팀목이 되었다.

그러나 그 어떤 노력에도 통제 불가한 삶의 영역이 분명히 존재했다. 그것은 어떠한 감정과 태도로 개인의 삶 안에 고스란히 담겨 ‘나’를 붙잡는 방해의 요소로 또 헤쳐 나아가야 할 과제로 묵묵히 자리하고 있다. 여전히 하고 싶은 것들과 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세상에 존재함이 힘들지만은 않은 이유이기도 잘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감히..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면 내가 그것을 담아주는 사람이어야지 하고 말이다.

한창 공부며 일이며 넘치듯 하던 때 전국을 돌아다니며 많은 인생을 만났다. 주말도 없이 일하느라 고단했지만 내 마음은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사랑으로 꽉 채워졌다. 그러나 때마다 찾아온 자기 점검의 시간은 내 심신을 매섭게 해체하곤 했다. 그런 연유로 ‘나’와의 깊은 만남은 너무도 절실했다.

그래서 시작하고 지속했던 ‘나’에게 편지쓰기...

그것은 나의 여러 만남 안에도 연결되어 작업으로 담겼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여간 많은 삶의 이야기는 내 삶의 무늬로 여전히 세상에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지만 그 시작을 ‘connectors’를 통해 열어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어쩌면 내게 사건이기도 하다. 14년 만의 개인전이라니 쉽지 않은 선택이었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예술교육가나 예술치료사라는 역할의 한계를 넘어 내가 진정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점검은 반드시 필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보다 사람들의 글을 작업 안에 담아내는 방법에 집중되었다. 그것은 내게 애도를 위한 의식으로 또 삶과 세상을 연결 짓는 장치로 역할 하리라.

기꺼이 자신의 편지를 내어준 사람들에 감사하다. 지극히 사적인 우리만의 이야기지만 ‘나’로서 첫발을 내딛는 여행길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작가노트)